면접, 불합격할 것 같지만 보기 잘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직무로 면접을 봤다.
회사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중견과 중소기업의 그 사이정도 되는 것 같다.
지원서를 넣고 과제가 있었고,
그 과제를 사전에 제출한 상태였다.
면접을 가서 보니 그 과제를 토대로 발표를 하라고 했다.
PPT로 제출하라고 한 이유가 있었구나 싶었다.
가기 전에 알지 못했던,,, PT면접.
암튼 PT가 끝나고 면접이 이어졌고,
인성적인 부분보단 직무에 집중된 내용들이었다.
과제를 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질문은 그때 바로 생각해내느라
당황하기도 했다.
그래도 내 생각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다 끝나고 질문 있는냐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 회사의 성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회사와 저의 성장이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데이터분석이 왜 필요한가
데이터 수집에 있어서도 다른 분야에 비해 적게 수집이 되는 부분도 있을 텐데,
저는 데이터가 많은 곳에서 근무를 하고 싶다.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가"
사실 면접을 보기 전에 회사에 대해 알아 보았을 때 알려진 게 많이 없던 회사였기 때문에
어떤 회사인지, 일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대도 좀 적었다. 하지만 면접을 보면서, 이 회사에 대해 궁금해졌다.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면 데이터의 양이 아닌 데이터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외부 데이터를 가져와서 새로운 데이터셋을 구성하고, 데이터 수집방법에 대해 고민해보는 과정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는 유한하다. 오랜 시간 데이터를 수집해본 대기업이 아닌 이상, 지금 각 회사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적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유한한 데이터를 확장시키고 이 속에서 무한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면 단순하게 양에 초점을 맞추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 "
"회사의 성장성,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걸 알고 있다면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안되죠, 밖에 나가 주식을 해야지. 하지만 우리는 이 회사가 더 성장하기 위해 각자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물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인력이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고,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느낌은 답변이었다.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질문에 대해 대답을 들으면서
아 내가 한동안 잘못된 생각에 빠져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2번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데이터 수집 자체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데이터가 많고, 풍부한 곳을 가고 싶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저런 질문이 나왔던 것 같다.
질문이 건방졌을 수도 있고,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끝나고 난 뒤 난 이런 질문을 하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 덕에 몇 개월간 갇혀있던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 그래, 저게 맞는 건데, 왜 내가 데이터 양에 계속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일까.
반성을 하게 됐다. 그리고 감사했다.
면접을 보지 않았더라면 또 한동안은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마지막 질문으로 인해 그리고 그 답변으로 인해 합격연락이 올 것 같지 않지만 ㅎㅎㅎ
그래도 이 면접을 가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감고 있던 눈을 뜨게 해준 것 같다.
면접관님분들에게는 당황스럽고 건방져 보이고, 어이없는 질문이었을 수 있지만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주신 덕분에 나의 시야는 조금 더 열린 것 같다.
실례되는 질문일 수 있어
죄송한 부분이 있지만 그 질문을 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기억에 남지 않았을 면접이었을 것 같다.
답변을 듣고 나니 이 사람들은 그래도 회사가 성장하는 데 진심이구나 하는게 좀 느꼈졌다.
그래서 반성도 되었다.
내가 너무 잘 몰랐구나, 다들 열심히 살고 진심으로 살고 있는데.
결과에 대해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그 면접을 들어갈 때의 나의 생각엔 문제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들어갈 때의 생각과 나올 때의 마음이 잘 달랐다.